당찬 2010. 4. 2. 15:58

최근 몇년 전부터 새해 벽두가 되면 버릇처럼 에세이를 읽곤 했다. 새해 계획을 세우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물음에 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될 것 같았다. 작년의 화두는 '일탈'이었다. 그 전 해는 '하심'이었다. '일탈'은 마흔을 맞이하여 꽉 짜인 삶에서 나름의 숨통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삶의 형식이나 방식은 한 번 정해지면 벗어나기가 쉽지 않는 감옥같은 것이다. 살아있는 삶을 살기 위해 일탈은 필수적인 것이다. 물론 안정감은 줄 지 모르지만 그것은 자신을 구속한다. 그래서 40년 동안 나를 가두었던 감옥에서 조금 벗어나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일탈을 화두로 잡았던 것이다. 40년만에 처음으로 청바지를 입은 것이 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청바지는 나에게 금기였다. 돈으로부터의 구속에서도 일탈은 시작되었다. 집사람 차도 사고, 명품백도 사고, 여행도 다니고, 시계도 사고 등등. '하심'은 나를 낮추자는 것이었다. 옥산초등학교 3년차를 맞이할 즈음 나는 어느덧 학교 내에서 일정한 권력(?) 가지게 되었고 그것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나를 낮추지 않으면 거만하게 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한껏 나를 낮추고자 했던 것이다.

올해는 아직 화두를 정하지 못하다가 겨우 정했다. '초심' 그래 두번째 스무살을 맞이하는 2010년도의 화두는 초심이다. 내가 처음 발령받았을 때의 마음으로 나를 다시 한번 다잡자는 것이다. 작년에 전담을 하면서 충전한 힘과 열정으로 아이들 앞에 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