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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12
당찬
2011. 1. 12. 09:42
드디어 조정래의 [아리랑]을 다 읽었다. 지난 해 12월 29일부터 읽기 시작해 장장 보름만에 다 읽은 것이다. 하루에 한 권을 목표로 삼았지만 종렬이 어머님 장례에다가 학교 일정 등에 밀려 그렇게 되었다. 남부도서관에 책이 없으면 중부도서관에서 빌려 읽곤 했었다.
이름난 이들이 아닌 그 시대를 처절하게 살았던 수많은 민초들의 삶을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울먹이며 읽었다. 뭐라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견뎌야만 했던 그네들의 삶에 머리를 숙일 뿐이다. 메마른 호박줄기처럼 머리속을 차지하고 있던 역사적 지식들이 이제사 푸른 빛을 띠며 살아 있는 생명이 되어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이해가 아닌 인식으로서 그들을 대할 수 밖에 없지만 파르르 떨리는 손끝으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어떻게, 어떻게'를 수십번 소리없이 외치며 읽었다.
이 또한 전부가 아니기에. 그 시대에 죽임을 당한 사백만의 삶들에 고개 숙여 묵념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