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두 싸가지

당찬 2014. 6. 16. 13:59

때이른 더위가 찾아온 요즘, 불쾌지수 또한 높다. 날씨만 후텁지근한 게 아니라 인간사도 무덥다.

 

요즘 배구 시즌이라 다른 학교를 방문하기도 하고 다른 학교가 우리 학교로 방문하기도 한다. 엊그저께는 방어진초등학교에서 우리 학교를 방문하였다. 방어진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경기였다. 실력 차이가 확연하였기에 특별할 것도 없는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건이 터졌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이었다. 경기 중이나 후에 아무도 거기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나만 화가 난 것 같았다. 경기도중 내 발이 상대 코드로 넘어갔다는 항의에 경기를 중지시키며 미안함을 표현하려는데 '괜찮나?'라는 자기 편의 물음에 큰 소리로 '안 괜찮다'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다. 사실 중앙선을 내가 넘어갔는지, 그 쪽에서 넘어갔는지는 모른다. 설령 내가 넘어갔다 하더라도 경기를 하다보면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큰 부상을 입은 것도 아니고 바로 경기에 참여하는 것으로 봐서는 별 문제가 없는 듯했다. 비신사적인 매너에 한 마디 하려다 참았다. 똑 같은 놈 되기 싫어서.

 

그저께는 교육감배학교스포츠클럽 배드민턴 2차예선 경기가 신일중학교에서 있었다. 일찍 도착한 이유는 경기 전에 적응 훈련을 할 요량 때문이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이미 고등학생들이 코트를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기다리다 경기 30분전, 몸을 풀기 위해 학교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코트로 갔다. 연습중인 학생들에게 반코트만 사용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연습을 하고 있었다. 10분쯤 지났을까? 고등학교 담당교사가 와서는 미리 연습을 하고 있었다면 반코트마저 비켜 달라고 한다. 기가 막혔다. 일단 아이들을 코트 밖으로 나오게 하고 본부석으로 가서 항의를 하였다. 경기 시작 20분 전인데 고등학생들이 전 코트를 사용하고 있어 초등학생들이 사용할 코드가 없다. 그러니 조치를 취해달라고. 항의는 받아들여져 고등학생들은 바로 짐을 챙겨 떠났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자기 학교밖에 생각지 못하는 사람, 더불어 사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렇게 하여 우승하면 뭣하나?

 

두 싸가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