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기다림에 인색하다. 예상한대로 혹은 계획한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더 인색하다. 그래서 종종 큰 손해를 본다.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을 그리지 못하고 말을 해 버려 후회한 적이 꽤 된다. 나름 인내를 며칠동안 하지만 그 한계는 그리 길지 못하다. 공익이 지난 겨울방학 때 [정의란 무엇인가] 책을 빌려 갔다. 개학하면 돌려 주기로 약속하고. 개학날 공익에게 물었다. 책 잘 봤냐고. 책 다 봤으면 돌려 달라는 마음도 함께. 선생님 덕분에 잘 봤다는 이야기만 하지 며칠이 지나도 말이 없다. 책을 돌려 달라고 말을 할까? 아니 조금더 기다려보자. 아직 종업식까지는 1주일 남았는데. 마음이 오락가락 하는 사이 결국 오늘 아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려 하다가 그만 두고, 전화를 하려다 그만 두고 수업을 하였다. 1교시 마치고 공익이 책을 가져 왔다. 감사하다는 인사도 함께. 찰나의 순간이었다. 좀더 기다릴 줄 아는 인간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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