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시험...

당찬 2007. 11. 13. 16:56

바야흐로 시험철이다. 우리 집에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사람은 다예 뿐이다. 대개의 경우가 그렇듯이 다예도 2학년때 시험을 두번 치러야 한다. 1학기 학업성취도 평가는 이미 치렀고, 2학기 학업성취도 평가는 2주 후인 것으로 알고 있다. 1학기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루 앞두고 집사람은 살짝 욕심이 났던지 다예에게 이런 말을 했다. "다예야! 내일이 시험인데 문제집 한번 풀어 볼래" 아직 시험에 대해 잘 모르고 문제집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 탓인지 다예는 흔쾌히 "응"이라고 대답을 했다. 집사람은 다예에게 아주 친절한 목소리로 "몇 쪽부터 몇쪽까지 풀어"라고 이야기 했고, 다예는 문제집을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다예가 문을 열고 나오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어떻게 80문제를 풀어, 나 안 해" 집사람은 다예에게 한꺼번에 4과목을 다 풀어 보라고 했던 것이었다. 다예 말이 맞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에게 한번에 80문제를 풀어보라고 하는 건 무리한 요구이다. 다예는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고 집사람은 승복할 수 밖에 없었다. 

아직 2학기 학업성취도평가가 2주 정도 남은 며칠 전, 집사람은 1학기때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일찍부터 문제집을 시작하려 마음 먹었는지 "다예야! 엄마가 문제집 사 줄까?" 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뗐는데, 다예는 한 마디로 거부해 버렸다. "에라이~~"(다예가 싫다라는 표현을 할 때 쓰는 말) 그렇게 우리집 시험전쟁은 다예의 완승으로 끝이 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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